기후 우울증/김춘기
연일 기후학자들이 경고를 쏟아낸다.
여름 가뭄 지나고 가을장마에 태풍까지 겹쳐 강남 일대가 물 먹는 하마가 되었다. 지난겨울엔 내복, 난로 장수들이 연체이자도 못 갚았다고 아우성이다. 몇 해째 서아시아 온 나라가 갈증에 송유관 대신 송수관을 매설한다.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우뚝 선 에어컨, 냉장고 광고판의 견고딕체 문구마다 사람들 눈이 바글거린다. 라스베이거스는 홍수로 도시 곳곳이 일시 호수가 되었다. 히말라야 녹은 만년설이 네팔 산악마을을 순간 지웠다. 그린란드에서는 농경지가 늘어나 부동산 업자들이 몰려든다고 CNN 뉴스가 뜬다. 지질시대 바이러스 되살아나면 괴질에 문명사회가 말기 블랙아웃에 빠질 거라고, 오존층 구멍을 통과한 자외선 비를 맞으면 황인종 흑인종 백인종 할 것 없이 시각장애인이 되고, 도시마다 마을마다 피부암 병원 세워야 할 판이라고 그리고, 그리고…
우리가 끝 세대일지도 몰라, 호모사피엔스종 인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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