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엿뉘엿/김영주
머리 하얀 할머니와 머리 하얀 아들이
앙상하게 마른 손을 놓칠까 꼬옥 잡고
소풍 온 아이들처럼 전동차에 오릅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경로석에 앉더니
머리 하얀 아들 손을 살포시 당기면서
옆자리 비어 있다고
"여 앉아, 앉아" 합니다
함께 늙어 가는 건 부부만은 아닌 듯
잇몸뿐인 어머니도
눈 어두운 아들도
오래된 길동무처럼 뉘엿뉘엿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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