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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뉘엿뉘엿/김영주

by 광적 2023. 6. 9.

뉘엿뉘엿/김영주

 

 

 

머리 하얀 할머니와 머리 하얀 아들이

앙상하게 마른 손을 놓칠까 꼬옥 잡고

소풍 온 아이들처럼 전동차에 오릅니다

 

머리 하얀 할머니 경로석에 앉더니

머리 하얀 아들 손을 살포시 당기면서

옆자리 비어 있다고

"여 앉아, 앉아" 합니다

 

함께 늙어 가는 건 부부만은 아닌 듯

잇몸뿐인 어머니도

눈 어두운 아들도

오래된 길동무처럼 뉘엿뉘엿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