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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말굽자석/이삼현

by 광적 2023. 7. 3.

말굽자석/이삼현

 

 

 

극과 극은 상극이라서 서로 밀어내기에 바쁘다

 

어린 시절 장난감 대신 가지고 놀았던 막대자석

나는 에스극이라서

엔극인 엄마 품에 찰싹 달라붙어 살았다

그럴 때마다 안아주던 감촉은 살가웠다

다 큰 녀석이 언제까지 엄마 젖꼭지나 빨고 있을 거냐 흉봐도

떨어질 줄 몰랐다

 

철이 들면서부터

또래 친구들에게 더 이끌려 조금씩 멀어진 엄마

엔극이 빨강이라면 에스극은 파랑

모자(母子)는 한 몸이지만

처음부터 색이 다르다는 걸 알고나 있었을까

 

자력에 끌려 결혼하고

팔과 다리에 엉겨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피붙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가끔 엄마의 안부가 궁금했지만

통념대로 살아가기에 바빴다

 

이순이 넘어서서야 외딴곳에 방치된 엔극을 찾아갔다

그새 구부러져 말굽자석이 된 엄마

부스럭거릴 때마다 뚝, 뚝 빨간 녹을 떨어뜨리며 다가와

에스극을 손잡아 주는 모성이 하염없다

 

언제까지나

꼭 달라붙고 싶은 자성만 희미하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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