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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느티나무/​나석중

by 광적 2023. 7. 10.

느티나무/​나석중

 

 

 

괜찮다

몸 한구석에 귀뚜라미가 울어도

 

​보이지도 않는 귀뚜라미는 왜 와서 우는지

요즈음 보이지도 않는 아들에게 섭섭한 생각이 들 때

나는 깜짝깜짝 뉘우친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나에게 서운한 때 많았을 거라고

 

​그러니 아들아 너는 걱정하지 마라

너도 일가를 이룬 나무, 몰아치는 비바람 잘 견디며

귀뚜라미처럼 괜히 와서 우는 일 없도록,

 

해가 짧아지면서 오른쪽 무릎에서 악기 소리가 나지만

몸이 알아서 현 한 줄 심심치 않게 튕겨주는 일

이제 뼈가 닳고 가슴이 밭는 일도

괜찮다.

 

시선집 『노루귀』 도서출판b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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