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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붓으로 말하다/김춘기

by 광적 2023. 10. 3.

붓으로 말하다/김춘기

 

 

 

할아버지 말씀은 엄한 궁서체였고

어머니는 학의 품새 하늘 나는 예서체

아버지 저음 훈계는 고딕체로 날 깨웠다

 

아내가 반듯하게 해서체로 품어도

아들, 딸내미는 흘림체 투정이었고

내가 늘 뱉은 말들은 헤픈 초서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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