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니
휴일
전철에 실려 온양온천 가는 길
내 바로 앞자리 젊은 여성 둘 무릎 대고 앉아 있었다. 그 곁 루비 반지에 루주 짙은 신중년 아줌마, 눈길 맞춘 보브컷 머리 여성에게 대뜸 궁금증 건넨다. 아이는 몇이나 되나요? 휘파람새 같은 목소리가 바로 돌아왔다, 다섯입니다. 순간 내 눈 동공이 확대되었다. 그녀 곁 플라운스 스커트 여성도 카나리아 노랫소리로 웃음 감싸며, 응답 덧댄다. 저는 최소한 열 명은 넘어야 족하는데요. 전철 칸 사람들 동공이 확대 수축을 반복하며, 저물녘 역전 비둘기 먹이 찾는 소리처럼 수군거림이 이어졌다. 알고 보니,
그날 그
젊은 여성들은
초교 선생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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