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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짧은 시 감상 몇 편

by 광적 2023. 10. 20.

짧은 시 감상 몇 편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 <섬> 전문

 

그 오징어 부부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부둥켜안고 서로 목을 조르는 버릇이 있다

-최승호, <오징어3> 전문

 

보름달은

어둠을 깨울 수 있지만

초승달은 어둠의 벗이 되어 줍니다.

-최종수, <달처럼> 전문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가을> 전문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아라

그래야 말도

꽃처럼 하리라

사람아

-황금찬, <꽃의 말> 전문

 

한 줄이면 족하지

뭘 더 적을 것인가

 

할 말 많다고 해도

한 마디면 족하지

 

아홉 쪽

김밥 한 줄을

꼭꼭 씹어 먹는 날

-권갑하, <김밥 한 줄의 명상> 전문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 <사막> 전문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다가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꺼멓게 썩어버리는

그런 첫 사랑이

내게도 있었다

-서안나, <모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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