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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박꽃/이병렬

by 광적 2023. 10. 22.

박꽃/이병렬

 

 

 

    50년 전, 옆집 순희가 우리집에 왔다. 나는 방문을 삐끔 열고 가만히 내다보고 있었다. 어머니하고만 이야기를 나누고 순희는 사립문을 나섰다. 그냥 가는가…… 순희가 힐끗 뒤돌아 볼 때 눈빛이 맞았다. 나는 웃었는데 순희는 수줍게 얼른 고개를 돌렸다. 뽀얀 얼굴이 더 뽀얘졌다. 유난히 얼굴이 하얗던 달덩이 우리 순희.

 

   오늘 저녁,

   옆집 울타리에 박꽃이 다시 피고

   하얀 달이 떴다.

   그리고 그 옛날 순희가 나를 쳐다봤다,

   50년 전보다 더 수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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