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4번 버스' 이야기

영화 '44번 버스' 이야기

 

 

버스를 모는 여자 기사, 그리고 승객들

 

   어느 날 44번 버스가 한 명의 남자 승객을 태우게 됩니다. 이 버스를 모는 기사는 여성이었는데 이 청년이 탑승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버스 안에서 소란이 일어납니다. 사실은 이 버스 안에 승객으로 타고 있던 사람들 중 범죄자가 있었는데 이들이 승객과 기사들을 인질로 하여 강도 범행을 벌이려 합니다.

 

   영화에서 2인조 강도였던 범인은 버스 승객들의 금품을 모두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몰고 있었던 여자 기사를 끌어내려 성범죄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이 과정을 버스 안의 승객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일부 승객들은 범행의 과정을 모두 눈으로 보았지만 무기를 들고 있던 범인들을 두려워하여 그 누구도 범행을 저지하지 않습니다.

 

   그때 한 청년이 범인들을 저지하려 대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범인들의 위협적인 행동에 상처를 입고 제압당한 채 사건이 진행됩니다. 범인들은 끝내 여 기사에게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채 사라졌습니다. 여기사는 아픈 몸을 겨우 추스른 채 버스로 돌아옵니다. 길가에 서 있었던 버스에는 이 모든 과정에 대하여 방관하고 있던 승객들이 그대로 버스에 탑승하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버스에 그대로 타고 있는 승객들을 경멸하며 바라보는 여기사의 싸늘한 눈초리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버스 기사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버스의 문을 닫으려 하려는 바로 그때, 방금 전 자신을 위해 범인들을 저지했던 승객 역시 상처를 입은 몸으로 버스에 오르려 합니다.

 

   하지만 버스 기사는 그를 보고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그대로 시동을 걸고 출발합니다.

 

   영화에서는 이제, 버스가 아닌 그 청년을 위주로 시선을 돌리게 됩니다. 청년은 상처 입은 몸으로 버스를 타지 못한 채 터벅터벅 길을 걸어갑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건 현장을 만나게 됩니다. 해당 현장으로 가까이 가자 버스 한 대가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이 보이게 됩니다. 그 버스는 그 청년이 타고 오다 사고를 당했던 44번 버스였습니다.

 

   이 사건은 실제로 이 버스의 기사가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보고만 있었던 승객들과 함께 물 속으로 차를 몰아 버스에 타고 있던 여자 운전기사 자신을 포함하여 승객 전부가 숨지게 된 사건을 영화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내막은 살아남은 상처입은 청년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고, 당시 홍콩 사회에 큰 이슈 거리 중 하나가 됩니다.

 

나서지 않는 사람들과 생존자

 

   이 영화는 사실 그대로를 거의 손상하지 않고 영화로 옮긴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사람들의 방관이나 무관심에 대한 공론장에서 용기를 가지지 못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하는 다수에 대한 이야기나 방관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남에게 점점 무관심해지는 우리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사건입니다.

 

 

참조: https://iwannaknoethat.tistory.com/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