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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연/이행숙

by 광적 2025. 3. 3.

연/이행숙

 

    어머니, 이제 그만 나를 좀 놓아줘요

 

    이눔아, 세상 그리 만만헌 거 아니다. 연자새에 달려서 내 눈앞이 있을 때 그나 마 젤루다 안전허지 않겄냐. 니 멋대로 이 연줄 매정허게 끊어내고 칠렐레 팔렐레 바람 따라 길 떠나믄 니 앞길 꽃향기만 실려올 줄 안다마는, 첨이사 좋겄지. 자유롭 게 떠댕김서 새 하늘 새 땅이라고 눈도 돌아가겄지만 그거 얼매 못 간다. 지금껏 널 띄웠던 바로 그 바람 놈이 아무런 설명 없이 니 손을 놔 버리믄 너는 하릴없이 진창에 박히는 겨. 허니 더는 욕심일랑 내덜 말고 이어진 연줄만큼이 분복인 줄 알 어라 잉 고만큼이 너한티 허락된 하늘잉께.

 

    그래도 가볼라네요 광활한 저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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