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063 밤길 밤길 / 송정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건 불길하다 두렵다 숱한 별들은 왜 말이 없는가 캄캄한 세상에 박혀있는 저 희미한 얼굴들 고통의 내공에 쌓여 두텁게 진을 친 어둠 나는 컹, 컹, 컹 함부로 짖어대고 싶다 우루루 떨어지는 별빛들 발부리에 채이도록 2008. 3. 8. 기차가 남긴 겨울 기차가 남긴 겨울 / 김동찬 왜 기차는 겨울 들판을 온몸으로 울고 갔을까 한낱 쇠붙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 눈썹 위 눈발 하나하나 시끄럽게 했을까 선명한 칼자국으로 오려내던 기적소리 철길 위에 분분한 발자국을 끌고간 뒤 평행선 스쳐간 얼굴들 펑, 펑, 펑, 눈이 내려 붙잡을 수 없었으리. 천리길을 .. 2008. 3. 8. 서울 건강 진단서 서울 건강 진단서 / 지성찬 빌딩은 하늘로 전진하는 점령군이다 더 크고 무거운 지뢰를 묻었었다 착하디 착한 풀들은 다리를 잃었다. 점령당한 하늘은 저 멀리 철수하고 하늘과 이 땅위에 펼쳐진 不連續線 하늘로 가는 通信이 두절된 까닭이다. 빌딩은 땅에 번지는 악성 종양이야 도심의 심폐기능은 점.. 2008. 3. 8. 강가에 앉아 강가에 앉아 / 조동화 잔잔한 강물 위 허공에 못박힌 듯 물총새 문득 날아와 정지비행을 한다 팽팽한 일촉즉발의 숨막히는 한순간 표적이 잡히자마자 온몸을 내리꽂아 홀연히 그 부리로 잡아채는 은비녀, 비린 살 마구 파닥이는 저 눈부신 화두(話頭)여! 2008. 3. 8. 이전 1 ··· 734 735 736 737 738 739 740 ··· 7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