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063 산굼부리 산굼부리 / 김춘기 가고싶다 고독에 잠긴 산굼부리에 가고싶다 굽이굽이 산길 돌아 섬억새와 손 붙들고 까맣게 속이 타버린 돌만 모여 사는 그 곳 더운 손으로 가고싶다 이마 모두 짚어 가며 가슴마다 뚫린 구멍 바람으로 채운 오름 섬 되어 떠난 사람들 기다리며 살고 있는 2008. 2. 25. 구룡포 구룡포 / 김춘기 새벽 너울 난전 펴며 교향곡 연주한다 삭풍이 날 세우고 뼛속까지 파고들어도 구룡포 과매기 눈마다 서울 사람 꿰어 있다 소프라노 갈매기 소리 샛별에 실려오면 삐삐선에 매달린 갑오징어들 탈춤판 너머 호미곶 파도를 넘는 심장소리 뜨겁다 2008. 2. 24. 공룡잡기 공룡잡기 / 김춘기 밤안개 어슬렁거리는 빛의 샛강 헤쳐나가는 무표정한 *비트 물결 무릎 위로 차오른다 웃음이 휘발된 도시 파충류처럼 숨가쁘다. 야성이 눈뜨는 밤 바이러스처럼 복제되는 차디찬 저 동굴 속 몸 웅크렸던 파일무리 혜성의 긴 꼬리 타고 날아간다, 날아간다. 전파에 흔들.. 2008. 2. 24. 에리다누스강자리 에리다누스강자리/김춘기 리겔*이 시원인 강, 하늘 논에 물 대는 강 겨울 밤 배경으로 바다보다 차고 푸르다 패톤*이 마차를 타고 내달리다 빠진 저 강 고래자리 허리 감고 윗몸 세워 산도 밀며 지평선 저 아래로 숨 가쁘게 굽이치네 오리온 광채를 안고 내 맘 실어 나른는 강 리겔*: 오리온자리의 오른쪽 아래쪽에 있는 푸른색 1등성 패톤**: 아폴로 신의 아들, 아폴로 신의 마차를 타고 가다가 에리다누스강에 빠져 죽음 2008. 2. 24. 이전 1 ··· 759 760 761 762 763 764 765 7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