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빈 들/ 정수자 빈 들 / 정수자 일을 마친 소처럼 순하게 엎드린 들판 지친 숨소리에 하늘 가만 내려와 더불어 들을 쓸면서 끄덕이고 있다 반추의 안개 속에 반쯤 풀린 눈빛이여 여름내 바삐 달린 잔도랑물 뉘어주고 집 놓고 떠돈 낟알들 묻어주는 큰 집이여 미꾸라지 샅에 들고 새떼 먼길 갈 동안 진기 .. 2008. 3. 6. 교감交感2/장수현 교감交感2 / 장수현 불볕 더위에 불알이 축 늘어진 황소개울물 핥지 못한 채 두 눈 끔뻑이며 들여다보고 있다 황소의 깊은 눈망울 송알송알 맺힌 송사리들 2008. 3. 6. 땡볕/송정란 땡볕/송정란 불도마뱀 붉은 혓바닥, 이글이글 타오른다불도마뱀 징그런 무늬, 느릿느릿 기어간다뜨겁게 달구어진 그림자 뱃가죽 아래 질질 끌며 절정의 고통을 향해, 희열의 순간을 위해 정오, 염천에서 날카롭게 벼린 햇살쨍쨍한 작살을 날린다, 죽은 듯 멈춘 불도마뱀 2008. 3. 6. 섬진강 은유/홍준경 섬진강 은유/홍준경- 정님이네 집 두레박 우물이 있던 그 여자네 집에는봄이면 개살구꽃 흐드러지게 피었지유년의 설레는 가슴 아는지 모르는지 또아리 끈 입에 물고 물동이 이고 갈 때표주박 동동 떠서 동당동당 소리를 냈지뒤태가 너무 예뻐서 질끈 눈을 감았지 그때는 정말이지 아무 것도 몰랐어맥없이 밤새우며 책장 그냥 넘겼었지샘솟듯 솟아오른 건 우물만이 아니었어 2008. 3. 6. 이전 1 ··· 82 83 84 85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