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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새벽 해변역

by 광적 2008. 3. 1.

    새벽 해변역 / 김춘기

 

 

허기 실은 완행열차 어둠 실어내는 새벽

물마루 밀며, 밀며

돌고래 떼 몰려오면

온 가슴 열어젖히는 황금빛 해변 역사驛舍

 

바다보다 푸른 하늘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늙은 어부 시름 모두 거품 되어 부서지는 곳

만선의 깃발 올리며

파도가 되는 늙은 가장

 

눈 맑은 새벽 별들 갯바위에 옹기종기

언덕 위 겨울잠 깬 집 술잔처럼 모여 앉아

멸치회 막소주 사발에

햇살 부어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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