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실업자 백씨의 하루/오종문

by 광적 2008. 4. 2.
           실업자 백씨의 하루 / 오종문

스무 해 공장 경력의 일등 기능공 白氏

마른 하늘에 웬 날벼락 그 벼락 맞아 와르르 무너져 내린 白氏, 아아 백주대낮에 벼락
을 맞아 일급 장애가 된 白氏, 무너진 억장으로 바라보는 하늘과 같아 살길이 막막하다.

이제는 일등 기능공 아닌 일등 실업자 白氏.

3개월 직업훈련의 기초과정뿐이고, 기관의 구직 센터를 찾고 인력 센터를 찾았지만 일
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보너스 전약 반납에 월급 감봉이 그리운 날, 늙은
노모의 병원비는 어떻게 하고 막내놈 학자금은 또 어떻게 할까

白氏의 숯이 된 가슴 일몰이 지고 있다.

白氏, 목을 옥죄는 넥타이를 풀고 싶다

고통은 이제 시작이라는데 별은 길게 저물고, 허약한 사랑만이 서로 끌어안는 밤 도시
의 적막을 끌고가는 白氏, 하늘아, 땅아 그 사이 인생의 눈물아 이 환란의 끝은 어디냐

백씨는 길을 떠난다, 그 흔적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