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세월 혹은 바람결/홍성란

by 광적 2008. 4. 2.
                   세월 혹은 바람결 / 홍성란

알겠다, 세상 환한 이유 안경을 써 보니 알겠다

봄날에 왕벚꽃 뭉게뭉게 흐드러진 이유 알겠다, 사랑을 해 보니 사랑하는 이유 알겠다 흐드러져 축 늘어진 꽃그늘 어깨 빠지게 무거워 썩은 이빨 뽑아버리듯 술술 놓아버리는 이유 알겠다, 알겠다 바람이 옷자락을 스치니 生이 지치도록 가벼운 이유 알겠다

등짐을 꾸렸다 푸는 저 내리막, 또 오르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