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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몽환적 산책/문희숙

by 광적 2008. 4. 2.
몽환적 산책 / 문희숙

황금빛 밀밭을 이고
노랑머리 소년이 온다
여우의 감각세포는
미리부터
들떠야 한다
기억이
*물렁물렁한 시계를
고집스레 돌린다

돌아누운 여자의 드로잉처럼
달이 뜬다
할머니 수틀 뒤에
어린 아버지 보인다
집요한
기억의 달빛에
발걸음
다 젖는다.

*물렁물렁한 시계 : 살바드로 달리의 작품 '탁자 위에 걸린 물렁물렁한 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