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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중요한 곳/안도현

by 광적 2008. 6. 19.

    중요한 곳 / 안도현

 

모악산 박남준 시인,

여름 밤 가끔 깨 활딱 벗고는

버들치들 헤엄치는 계곡 둠벙에 몸을 담근다 합니다

그러면 물 속 버들치들이 허연 사타구니께로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도 아니고, 한꺼번에

검게 일렁이는 낯선 물풀 속에

잠이라도 청하자는 건지 슬금슬금 다가온다 합니다

다가와서는 가운데 중요한 곳을

톡톡, 건드리다가 입으로 물어보다가 한다는데,

마흔 중반 넘어 여태 장가도 안든

박남준 시인도 중요한 곳을 알기는 아나 봅니다

하기야 버들치들도 그 곳이

중요한 곳이 아니면 왜 궁금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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