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순 할머니 / 정일근
은현리 황씨 할머니 꽃상여 나가는 날
섣달 추위 뚝 멈추고 날씨 참 봄날 같다
언 땅들 언 땅 풀고서 할머니 기다린다
은진 황씨 복순 할머니 아흔하고 두 해 더
그 평생 은현에서 밭일하며 살면서
흙마다 절하며 거름주며 착한 생명 거뒀으니
오늘은 황씨 할머니 흙으로 이사가는 날
하늘이 길을 열고 땅이 몸을 열어
마침내 황복순 할머니 흙과 한 몸 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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