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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번개 / 이해완

by 광적 2008. 6. 23.

     번개 / 이해완

대낮 칠흑 속을 익명의 한 사내가

천상의 계단을 뚜벅뚜벅 걸어 내려와

시퍼런 조선 낫으로 어둠을 베고 있다

단칼에 한 다발씩 그렇게 쳐나가며

지치면 한 됫박의 소나가도 끼얹어가며

때로는 우르르 꽝꽝 기합도 좀 넣어가며

한동안 열심이던 그도 지쳐 스러지고

마알간 밤하늘에 별들만 눈을 뜬 채

지나간 슬픈 얘기를 귀엣말로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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