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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못 / 박기섭

by 광적 2008. 6. 23.
못 / 박기섭

  1
숱한 담금질 끝에
직립(直立)의
힘을 고눠
마침내 일어서는
견고한 자존의 뼈
스스로 극한의 빙벽을
이를 물고 버틴다.

  2
못을 친다,
저 생목(生木)의
건강한 육질을 밀어
그 환한
정수리에
굵은, 대못을 친다
한 시대 처연한 꿈이
앙칼지게 박힌다.

  3
닫힌 저 엄동의
난만한
못통 속에는
끝내
상하지 않고
온전한 야성들이
첨예한 긴장의 한 끝을
서느렇게 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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