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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있는 것들/기타

한 생각 바꿔 생각했더니

by 광적 2008. 6. 28.

한 생각 바꿔 생각했더니

 

소나무가 진달래에게 말했습니다.

"가지만 앙상한 가을날의 네 모습, 딱도 해라."

진달래가 코방귀를 뀌며 말했습니다.

"눈에도 안 띄는 봄날의 네 꽃은 어떻고?"

소나무는 기분이 나빴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밤에는 잠도 자지 못했습니다.

 

이튼날입니다. 소나무가 진달래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봄에 피우는 그 연분홍 꽃은

정말이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진달래가 환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름답긴 뭘, 눈서리에도 지지 않는

너의 그 푸른 잎새야말로 그렇게 미더울 수가 없지."

 

소나무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제는 왜 그렇게 기분이 나빴는지

오늘은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소나무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정진권/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