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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나무에게 미안하다 / 정일근

by 광적 2008. 7. 26.
  나무에게 미안하다 / 정일근

들어와 살려고 마련한 빈 집터에
감나무 두 그루 뿌리내려 살고 있는데
초겨울 까치밥 달고 이웃해서 살고 있는데
아내의 밑그림에는 한 그루만 필요한지
어느 감나무를 베어낼까 묻는다
나무가 다 듣고 있는데 나에게 묻는다
우리 모두 이 지구별에 세들어 사는데
자연과 이웃해서 자식을 기르는데
사람 말 다 듣고 섰는 나무에게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