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의 궁금증
김춘기
K중학교 울타리에 가출 여학생 닮은 나팔꽃이 핀다
언니 루주 바른 붉은 꽃 입술들, 목 빼고 밖을 본다
그 곁 선잠 깬 나팔꽃, 목젖이 보이도록 하품이다
길 바쁜 바람이 지나가자 나팔이 여기저기 떨어진다
나팔을 놓친 가시내들 담 밑에 앉아 나팔소리를 줍는다
곁을 지나가던 사내아이들 가던 길을 멈춘다
교문 밖 간판 없는 문방구, 구멍가게가
슬레이트 지붕 블록 담집에 어깨를 기대고 우두커니 서있다
붉은 입술 말괄량이 민지
담임선생님 조회도 시작하기 전
교실 밖으로 바람이 되어 뛰어나간다
새내기 처녀 선생님 입술이 나팔꽃보다 붉게 피는 아침
눈 맑은 아이들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한다
나팔꽃이 박태기나무를 타고 올라가 밖을 보고 있다
K중ㅎ.ㄱ교 울담에 가출 여ㅎ.ㄱ생 닮은 나팔꼿이 핀다 언니 루주 ㅂ.ㄹ른 벌겅ㅎ.ㄴ 꼿 입바위덜 목 빼고 바깟을 본다 그 에염 선ㅈ.ㅁ 깬 나팔꼿, 목젯이 봐지게 하우염이다 질 바쁜 ㅂ.름이 지나가난 나팔이 이디저디 털어진다 나팔을 털려븐 비바리들 담 알에 앚안 나팔소리를 봉근다 에염을 지나가단 남ㅈ.아으덜 가단 질을 멈춘다 교문 바깟 간판 읏인 문방구, 전방칩이 스레트 지붕 블록 담칩에 웃둑지를 직산ㅎ.고 우두겡이 산싯다 벌겅ㅎ.ㄴ 입바위 말괄량이 민지 담임선싱님 조회도 시작ㅎ.기 전이 교실 바깟더레 ㅂ.름이 뒈연 ㄷ.ㄹ려나간다 새내기 처녀 선싱님 입바위가 나팔꼿보단 벌겅케 피는 아척 눈 ㅁ.ㄺ은 아으덜 눈이 ㅎ.ㄴ 펜더레 향ㅎ.ㄴ다 나팔꼿이 박태기나무를 탄 올라간 바깟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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