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 사월 뉴스
김춘기
연인산, 사월 뉴스
봄산은 폭발한다, 들꽃의 빅뱅이다.
청바지차림 사월 맥박소리가 샛강에서 산봉우리까지 물길을 낸다. 봄볕을 물어 나르는 말총벌 알락나비는 신참 집배원. 해종일 바람의 어깨에 앉아 산모롱이 돌고, 징검다리 건너 고샅길 위를 비행하며, 처녀 총각 연서를 배달한다. 바람난 종다리, 꾀꼬리 울음이 하늘 끝에 닿을 때까지 대지의 참젖을 빨아들이는 굴참나무. 산봉우리 비늘구름, 새털구름이 초록 분무기 꺼내어 교대로 들녘 곳곳에 꿀비를 촉촉하게 뿌리고 간다.
승안리 마을은 온통 꽃집 개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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