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신갈나무/김춘기
잘려나간 시간의 마디
물비늘로 여울집니다.
손때 절은 상봉신청서
부적처럼 고이 품고
다 꺾여 반 뼘쯤 되는
그 목숨마저 꺾습니다
손 가만가만 흔들던 산비알 위 신갈나무
땡볕에 뒤척이는 강만 내려보다가
단, 한 장 갈잎이 되어 벼랑으로 구릅니다.
신기루 같은 그리움이 사시사철 강물이라면
임진강 오르내리는
등지느러미 선명한
한 마리
눈이 큰 갈겨니, 갈겨니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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