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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사설시조)바람나라

by 광적 2010. 5. 19.

바람나라

 

김춘기

 

 

 

 

    부산항 방파제엔 사시사철 바람뿐이다.

 

    가마우지 어미 생각 실실 푸는 실바람. 산비알 나리난초 나불나불 남실바람. 각시붓꽃 섬 숫처녀 싱숭생숭 산들바람. 근육질 수부 어깨 건들건들 건들바람. 춤바람 난 눈다랑어 꼬리지느러미 흔들바람. 적조 바다 확 뒤집는 되다되다 된바람. 층층바위 울려댄다, 거세구나 센바람. 해변 벼랑 깎아내리는 옹골차다 큰바람. 태풍 마이삭* 함성소리 우렁차다 노대바람. 대왕암 굴려간다, 무섭구나 대왕바람. 바다 제방 넘어서 해일 온다 싹쓸바람.

   마파람 하늬바람 높새바람 가수알바람 명지바람 고추바람 돌개바람 소소리바람 강남바람 386바람 벤처바람 붉은악마바람 유학바람 코드바람 파업바람 카지노바람 탄핵바람 정치자금바람 보안법개폐바람 4대강사업바람 FTA바람 촛불바람 북핵바람코로나바람. ! 대박 터지는 로또바람 불 때,

 

    명성산** 억새 숲 속엔 실직한 텃새들만 산다.

 

 

*2020년 제9호 태풍(Maysak) 동해안에 큰 피해를 줌.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나무의 한 종류.

**일명 울음산(해발 923m)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 가을철 억새축제로 유명한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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