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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희망연립 들어서다

by 광적 2011. 6. 8.

   희망연립 들어서다

 

                                      김춘기

 

물방개 소금쟁이 여름 내내 수중발레

남실바람 소매 걷고 물 주름 연신 접으면

하늘이 종종 내려와 미역 감던 버들개천

살구꽃 햇살 불러 마을 환히 밝히면

해종일 전원교향곡 펼치던 다랑이논

한적한 천주교 공소 능소화 웃던 그곳

 

산허리 깎인 자리 희망연립 들어섰지

새봄부터 두메 분교에 도시아이들이 오고

휴일엔 은빛 경적이 골프장으로 향했지

 

떠돌이 도둑고양이 목 축이는 작은 둠벙

폐윤활유 빈 통이 간밤에 버려졌나?

질경이 토종 민들레 코 막고 돌아앉았네

무지개 기름띠에 구름 몇 점 떠도는 하오

물땅땅이 장구애비 언제 올까 그려 보던

하굣길 개구쟁이들 물수제비뜨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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