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
1. 문학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찾아서 시와 만남 - 시와 첫인사하기 |
학습 목표 |
여러 가지 시를 가슴으로 감상할 수 있다. |
학습지 주인 |
현산중 2학년 ( )반 ( )번 이름 ( ) |
1.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2. 들꽃 같은 시
조향미
그런 꽃도 있었나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더 많지만
혹 고요한 눈길 가진 사람은
야트막한 뒷산 양지바른 풀밭을 천천히 걷다가
가만히 흔들리는 작은 꽃들을 만나게 되지
비바람 땡볕 속에서도 오히려 산들산들
무심한 발길에 밟히고 쓰러져도
훌훌 날아가는 씨앗을 품고
어디서고 피어나는 노란 민들레
저 풀밭의 초롱한 눈으로 빛나는 하얀 별꽃
허리 굽혀 바라보면 눈물겨운 작은 세계
참, 그런 눈길 고요한 사람의 마을에는
들꽃처럼 숨결 낮은 시들도
철마다 알게 모르게 지고 핀다네
3. 시험
학생작품
또봐?
4. 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으로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5. 고백
- 편지 6
고정희
너에게로 가는
그리움의 전깃줄에
나는
감
전
되
었
다
6.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7. 나무 노래
전래 동요
나무나무 무슨 나무
십 리 절반 오리나무
불 밝혀라 등나무
푸르러도 단풍나무
가다 보니 가닥나무
오다 보니 오동나무
죽어도 살구나무
갓난아기 자작나무
앵돌아져 앵두나무
벌벌 떠는 사시나무
바람 솔솔 소나무
거짓 없이 참나무
입맞추자 쪽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8. 마빡 맞기
박상욱
한대 맞으면
눈물 나오고
두 대 맞으면
코피 나오고
세 대 맞으면
별이 보이고
네 대 맞으면
눈에 뵈는 게 없다.
9. 삼촌
김영롱
삼촌이 돌아가실 적에
나는 엉엉 울었다.
누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어른들이
울길래 따라 울었다.
그러나 숟갈을 놓을 적에
일곱 개를 놓다가 여섯 개를 놓으니
가슴 속에서 눈물이 왈칵 나왔다.
10.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11.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12. 멋진 왼손잡이
곽민희
난 언제나 왼손잡이다.
가위질, 풀질, 공기놀이 할 때도
연필질, 지우개질, 밥 먹을 때도.
난 언제나 아이들에게 핀잔을 듣는다
왼손잡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반대쪽 손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난 핀잔을 들어야 한다.
“하느님 저에게 오른손도 허락하소서.”
기도 제목은 매일 같고…….
언제나 오른손을 사용하여
밤낮으로 연습하지만 불편한 왼손잡이다.
왼손으로 붓을 잡으면, 멋진 그림이 나오고
왼손으로 펜을 잡으면, 아주 멋진 글이 나온다.
왼손에 머리를 대고 생각하면 아주 멋진 생각까지…….
오른손잡이보다 더욱 멋진, 나는 왼손잡이.
13. 큰손
유승도
흙도 씻어낸 향기 나는 냉이가 한 무더기에 천원이라길래
혼자 먹기엔 많아 오백 원어치만 달라고 그랬더니
아주머니는 꾸역꾸역, 오히려 수줍은 몸짓으로
한 무더기를 고스란히 봉지에 담아 주신다
자신의 손보다 작게는 나누어주지 못하는 커다란 손
그런 손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아득히 잊고 살았었다
14. 식구
유병록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찮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집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 번에 먹자 하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 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15. 엄마의 런닝구
배한권
작은 누나가 엄마 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 하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 하게 뚫어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마는 새 걸로 갈아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16. 두 얼굴
학생작품
인형놀이는 무슨......,
사내 대장부는 그럼 못써!
애써 울음 참는 내 동생.
축구는 안 돼!
무슨 여자애가 저렇담.
움츠러드는
내 어깨.
남자나 여자나
다 똑같다
그래 놓고서.
말 따로 마음 따로
두 얼굴의 우리 엄마
앞치마 두른 아빠는 좋아하시면서.
17. 그냥 생각해 봤어요
이성인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우리들 희망을 물어 보시는데
아이들이 저마다
대통령
장군
사장
축구 선수
프로 야구 선수
하고 발표하는데
집에 오는 길에
벼 논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일은 누가 하고
농사는 누가 지을까, 하고
허수아빌 보면서
그냥 한번 생각해 봤어요
18. 할머니 편지
이동진
느그들 보고 싶어 멧 자 적는다
추위에 별 일 없드나
내사 방 따시고
밥 잘 묵으이 걱정 없다.
건나말 작은 할배 제사가
멀지 않았다.
잊아뿌지 마라
몸들 성커라
돈 멧 닢 보낸다.
공책사라.
19. 상처받는 가슴
장진영
엄마 아빠 싸울 때
아빠 말씀은
하나하나 가시 되어
엄마 가슴 찌르고
아빠 엄마 싸울 때
엄마 말씀은
하나하나 바늘 되어
아빠 가슴 찌르고
그러나 아무도 모를 거야
아빠 가시, 엄마 바늘
우리 가슴 찌르는 것을
20. 꾸중
정호승
엄마를 따라 산길을 가다가
무심코 솔잎을 한 움큼 뽑아 길에 뿌렸다
그러자 엄마가 갑자기 화난 목소리로
호승아 하고 나를 부르더니
내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니는 누가 니 머리카락을 갑자기 뽑으면 안 아프겠나
말은 못 하지만 이 소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노
앞으로는 이런 나무들도 니 몸 아끼듯이 해라
예, 알았심더
나는 난생 처음 엄마한테 꾸중을 듣고
눈물이 글썽했다
21. 감
한원엽
내 친구
한 명 따 가네
내 친구
두 명 따 가네
아이고 내 혼자 남았네.
장대 가지고
한 대 때리니
아이고 허리 터진다.
한 대 더 때리니
난 죽었으면 죽었지
안 떨어질란다.
그러다가 엉덩이가
불나도록 맞는다.
그래도 안 떨어지고 있더니
몸 전체가 빨개지고
말랑말랑한 홍시감이 되었다.
22. 별똥
고은
옳거니 네가 나를 알아보누나
23. 허락된 과식
나희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24. 가을
함민복
당신 생각을 켜 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25. 말의 힘
황인숙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
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느낌표들을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
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
26. 성장
이시영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강에 시린 몸을 한 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곧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 왔습니다.
27. 흰둥이 생각
손택수
손을 내밀면 연하고 보드라운 혀로 손등이며 볼을 쓰윽, 쓱 핥아주며 간지럼을 태우던 흰둥이. 보신탕감으로 내다 팔아야겠다고, 어머니가 앓아누우신 아버지의 약봉지를 세던 밤. 나는 아무도 몰래 대문을 열고 나가 흰둥이 목에 걸린 쇠줄을 풀어주고 말았다. 어서 도망가라, 멀리멀리, 자꾸 뒤돌아보는 녀석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며 아버지의 약값 때문에 밤새 가슴이 무거웠다. 다음날 아침 멀리 달아났으리라 믿었던 흰둥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돌아와서 그날따라 푸짐하게 나온 밥그릇을 바닥까지 다디달게 핥고 있는 걸 보았을 때, 어린 나는 그예 꾹 참고 있던 울음보를 터뜨리고 말았는데
흰둥이는 그런 나를 다만 젖은 눈빛으로 핥아주는 것이었다. 개장수의 오토바이에 끌려가면서 쓰윽, 쓱 혀보다 더 축축이 젖은 눈빛으로 핥아주고만 있는 것이었다.
28. 봄밤
이면우
늦은 밤 아이가 현관 자물통을 거듭 확인한다
가져갈 게 없으니 우리 집엔 도둑이 오지 않는다고 말해 주자
아이 눈 동그래지며, 엄마가 계시잖아요 한다
그래 그렇구나, 하는 데까지 삼 초쯤 뒤 아이 엄마를 보니
얼굴에 붉은 꽃, 소리 없이 지나가는 중이다
29. 비
황인숙
아, 저, 하얀, 무수한, 맨종아리들,
찰박거리는 맨발들.
찰박 찰박 찰박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쉬지 않고 찰박 걷는
티눈 하나 없는
작은 발들.
맨발로 끼여들고 싶게 하는.
30. 종례 시간
도종환
얘들아 곧장 집으로 가지 말고
코스모스 갸웃갸웃 얼굴 내밀며 손 흔들거든
너희도 코스모스에게 손흔들어 주며 가거라
쉴곳 만들어주는 나무들
한번씩 안아 주고 가라
머리털 하얗게 셀 때까지 아무도 벗 해 주지 않던
강아지풀 말동무 해주다 가거라
얘들아 곧장 집으로 가
만질 수도 없고 향기도 나지 않는
공간에 빠져 있지 말고
구름이 하늘에다 그린 크고 넓은 화폭 옆에
너희가 좋아하는 짐승도 그려 넣고
바람이 해바라기에게 그러듯
과꽃 분꽃에 입맞추다 가거라
얘들아 곧장 집으로 가 방안에 갇혀 있지 말고
잘 자란 볏잎 머리칼도 쓰다듬다 가고
송사리 피라미 너희 발 간질이거든
너희도 개울물 허리에 간지럼 먹이다 가거라
잠자리처럼 양팔 날개하여
고추밭에서 노을지는 하늘 쪽으로
날아가다 가거라
1. 시를 가슴으로 감상했나요?
2. 시를 깊게 음미해 봅시다.
① 위 시 중에서 좋은 시(가슴이 와 닿은 시)라고 생각되는 작품 두 편을 골라 봅시다.
② 두 편을 국어공책에 깨끗하게 옮겨 적습니다. (※1쪽에 한 편씩)
③ 시를 적고 난 후 여백에, 시를 읽고 느낀 대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은 못 그려도 좋습니다. 정성을 다해 느낀 대로 그려봅시다)
④ 남은 여백에 시에 대한 느낌을 줄글로 적어 봅시다. 분량 제한은 없습니다.
(※느낌이란? 이 시가 좋다고 생각되는 이유, 시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 나와 관련되는 것들, 시 속에 담긴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풀어보기 등 자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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