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로 [ 빗속을 나르는 새의 심정으로] 145*70cm, 한지위에 아크릴. 1999
서울 황조롱이 / 김춘기
1.
비정규직 가슴 속에 안개비가 내리는 밤
여의도길 전주 한켠 둥지 튼 황조롱이
옥탑방 살림살이가 긴병처럼 힘에 겹다
2.
산 능선 너럭바위에
건들바람 불러 모아
풋풋한 날개 저어
억새 탈춤에 신명나면
제일 큰 나무에 올라
흐벅진 몸 곧추세우던 너
3.
오늘은 밤섬에서
찢긴 비닐 비집고는
마포대교 어깨에 앉아
깃털 훌훌 털어내고
북악산 여름 숲으로
건듯 날아오르는구나
4.
순환선 철길 위를 에도는 내 발자국
휴대폰에 떠오르는 눈빛 모두 잠재우고
물소리 푸른 강가에서 시계 풀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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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출처 : 김성로(KIM SUNG RO)
글쓴이 : 솔뫼 김성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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