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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스크랩] 서울 황조롱이

by 광적 2012. 3. 16.

김성로 [ 빗속을 나르는 새의 심정으로] 145*70cm, 한지위에 아크릴. 1999

 

 

   서울 황조롱이 / 김춘기  




   1. 

   비정규직 가슴 속에 안개비가 내리는 밤

   여의도길 전주 한켠 둥지 튼 황조롱이

   옥탑방 살림살이가 긴병처럼 힘에 겹다

 

   2. 

   산 능선 너럭바위에

   건들바람 불러 모아

   풋풋한 날개 저어

   억새 탈춤에 신명나면

   제일 큰 나무에 올라

   흐벅진 몸 곧추세우던 너

 

   3. 

   오늘은 밤섬에서

   찢긴 비닐 비집고는

   마포대교 어깨에 앉아

   깃털 훌훌 털어내고

   북악산 여름 숲으로

   건듯 날아오르는구나

 

   4. 

   순환선 철길 위를 에도는 내 발자국

   휴대폰에 떠오르는 눈빛 모두 잠재우고

   물소리 푸른 강가에서 시계 풀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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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시조 심사평 - 4연 작품의 구성과 긍정적 삶의 자세 돋보여

 
 
최종심에 다섯 편이 올랐다.

강원도 이영신의 '동강사설', 부산 변경서의 '가을과 겨울 사이', 경주 김희동의 '풍경 울다', 광주 이상선의 '아침, 수산시장', 경기 김춘기의 '서울 황조롱이'다. 모두 연시조 작품으로 4연 구성 2편과 3연 구성 3편이었다. 언어 감각, 표현력, 이미지 처리 능력, 가락의 유연성에 있어 열심히 쓴 작품이었으나 연과 연 짜임의 필연성이 부족한 것 같았다.
당선작 '서울 황조롱이'는 4연 작품의 구성이 돋보였고 시인의 감정을 황조롱이에 이입하여 현실 문제를 아프게 조명하였으며 현대 시조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고 자연 속으로 돌아가 일상사의 무거운 짐을 부려놓고 건강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긍정적 삶의 자세가 돋보였다. 〈본심 위원 전치탁 정해송〉

 

 

 

출처 : 김성로(KIM SUNG RO)
글쓴이 : 솔뫼 김성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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