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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사설시조)웃음 발전소Ⅱ

by 광적 2014. 12. 16.

웃음 발전소

김춘기

 

울보 비늘구름도 체험학습 떠난 하오.

 

코발트빛 하늘에 머리를 감던 교문 곁 해바라기 자매. 금계국 미뉴에트 춤사위 따라 비행하는 밀잠자리들을 부른다. 패션모델이 꿈이라는 백장미. 까치발 들어 미술실로 자신의 그림자를 반쯤 들여보낸다. 아이들도 줄무늬원피스 교생도 눈치 못 채자, 아예 이젤에 얼굴을 올린다. 운동장에서 반별 베이스볼경기, 역전승한 7반 응원단 함성이 마로니에 이파리를 흔들며 콩새와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다. 오층 계단 은빛난간을 타고 내리는 푸른교실 유예종을 받아 안는 교감선생님의 정지된 눈빛. 방과후수업 중인 원어민교사의 캘리포니아발음이 여학생들의 귓속 달팽이관을 뱅글뱅글 돌린다.

 

교정은 웃음 발전소, 피아노소리도 무지개 빛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