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김춘기 詩
5호선- 발산역(8-1) 방화역 방향
6호선- 응암역(8-2) 구산역 방향
백목련
김춘기
불곡산 자락
눈썹 달이
여우고개 넘던 그날
반딧불이
팔짱 끼고
별이 되어 떠난
어머니
올해도
마당 어귀에
편지 가득
보내셨군요
지하철 승강장에 걸린 詩, 누가 어떻게 정하나?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는 시민이라면 한번쯤 승강장 안전문(스크린 도어)에 적힌 시(詩)를 읽어본 경험이 있을 듯 하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 안전문에 적힌 시는 기다림의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하고 바쁜 일상생활 중 잠시나마 감성을 충전하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현재 서울 시내 지하철 288개 역의 승강장 안전문은 모두 4686개. 여기에는 모두 2,211편의 시 작품이 붙어 있다. 그렇다면, 이 시는 과연 누가 어떻게 선정해서 붙여놓은 걸까?
<사진1> 한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붙은 시를 시민이 보고 있다
◆ 지하철 안전문 새로운 詩 선보여~
서울시는 2014년 10월 27일부터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새로운 시를 게시하였다. 이번에 새로 게시되는 시는 총 478편이다. 이 가운데 시민 공모 작품은 203편이며 시인의 작품은 냉이꽃(이근배), 늙음(임보), 백목련(김춘기) 등 275편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6~7월 시민 공모작 643편을 접수했으며, 여러 문학단체로부터 시인 작품 600편의 시를 추천받았다. 이후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새로 게시할 작품 478편을 선정했다.
서울시는 2011년 이전에 게시된 시를 중심으로 작품을 교체할 방침이다. 민원이 제기된 부적합한 시 등도 이번에 교체되었다.
◆ 지하철에 걸린 시, 심사 기준은?
서울시가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시를 게시한 것은 2008년부터다. 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일상의 여유를 주자는 취지에서다.
서울시는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할 시를 정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운영한다.
심사위원회는 한국시인협회 등 문학단체 6곳의 사무총장, 대학교수, 중학교 교장, 언론사 차장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공감대를 넓힐 수 있도록 문학계 외에도 교육계, 언론계 심사위원을 포함시켰다.
심사위원회의 심사 기준은 주제의 적합성, 내용의 공공성, 시민 공감성 등 3가지다.
특히 시민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어야 하며, 자살, 욕설, 비방이나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 형성을 방해하는 내용은 제외된다.
또 시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선정하는 반면, 내용이 난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시는 게시하지 않는다.
<사진2>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된 시민 공모작품
특히 서울시는 그동안 시가 게시되지 않았던 분당선 7개 역, 3호선 연장구간 7개 역에도 새로 시를 게시하였다.
서울시 문화예술과 이상국 과장은 "쉼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시 한 편을 통해 정서적 치유를 하기 바란다"며 "새로운 역에 추가로 시를 게시해 더 많은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