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취하다
2015. 5. 19(화) 비엔티엔에 들어가다.
어버이날도 벌써 지났다. 어머님이 돌아가신지도 10년이 더 지났다. 어머님 같은 이모님들이 생각났다. 그저께 바로 아내와 함께 법원리, 백학 이모님을 찾아뵈었다. 연천 이모님께서는 그 사이 의정부 성모병원에 입원하셨기에 문병을 하고 왔다. 어제는 해외여행 잘 다녀오라고, 예쁜 우리 며느리 은진이의 전화를 받았다.
드디어 라오스로 간다. 오후 2시 30분쯤 집에서 내 차에 짐을 싣고 출발한다. 흐린 날씨, 기산리 저수지쯤부터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다. 순간, 아내가 환전한 달러를 두고 나왔단다. 다시 집에 들렀다가 기산리를 지나 말머리 고개를 빙글빙글 넘는다. 송추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7200번 버스에 오른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는 우리를 40여분 만에 공항에 내려놓는다.
공항에서 함께할 여행객들을 만난다. 대구에서 온 70세쯤 되는 5쌍의 부부, 서울의 신대방동 수영강사이라는 60대 중반의 아줌마 8명, 그리고 우리 부부까지 총 20명이 함께 오후 7시 반 비행기에 오른다.
아내는 공항면세점에서 내게 14K 금팔찌를 사서 내 오른쪽 팔목에 수갑이라며 채워준다. 비에 젖은 인천공항, 라오스행 진에어는 30분 정도 늦장을 부리며 이륙하였다. 안개에 젖은 불빛이 샤워기 여러 개에서 물이 뿜는 모습이었다. 비행기가 구름 위로 오르자, 바로 기내 저녁식사 시간이다. 가벼운 기내식이기에 컵라면까지 시켜 곁들였다. 아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이 그냥 좋다.
4시간 정도 졸다가 일어나니, 숲속의 도시가 보인다. 비행기의 날개가 불빛을 달고, 우리를 계속 쫓아온다. 산개성단처럼 불빛을 반짝이는 도시들이 지나간다. 드디어 비행기는 라오스의 왓타이공항이다.
라오족의 나라 라오스, 정식으로는 라오 인민민주주의공화국. 북한, 알바니아와 함께 공산주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한반도의 1.5배 정도, 수도인 비엔티엔은 15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열대지방인지라 난방을 하지 않는단다. 6~10월말은 우기란다.
가이드가 하는 말이 "볼 것이 너무나 없어 ' 무엇을 볼까'라며 방문하는 나라"가 라오스라는 말이 있단다. 오히려 그것이 매력인 나라란다. 라오스 사람들의 순진무구한 마음,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미개발의 풍요로움이 그것인 것이다. 세계 11위의 메콩강을 젖줄로 삼고 있는 나라,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지만, 민물고기가 많아 오히려 물고기가 풍족한 나라이다.
수도 비엔티엔(현지어:위앙짠)에는 공장조차 없다. 하다못해 칫솔, 치약까지도 수입하여 사용한단다. 따라서 공산품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교복을 입는다. 남학생은 하의-검정, 상의-흰색이며 여학생은 검은 치마를 입되, 반에서 1등을 하는 여학생은 푸른색 치마를 입는다.
가이드가 라오스 말을 가르쳐준다. ‘안녕하세요-싸바이 디, 감사합니다-컵 자이’현지 시간으로 자정쯤 라옹다오호텔에 여장을 푼다.
2015. 5. 20(수) 라오스의 유적들
새벽 6시쯤 일어나 아내와 함께 시내를 산책한다. 베트남보다는 덜하지만 오토바이행렬이 보인다. 세발 오토바이들이 택시라며 길가에 대기하고 있다. 아침식사는 볶음밥, 흰밥, 쌀국수, 블루콜리 볶음, 어묵, 계란후라이, 그리고 수박, 망고, 망고주스 등이 보인다. 호텔의 식당에서 사업차 라오스에 머무는 한국의 청년과 이야기를 나눈다. 역시 한국의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도전정신이 매력이라고 느꼈다.
한국인 오세영이라는 사람이 이곳에서 성공하여 코라오라는 큰 그룹을 만들고 K마트, 가구공장, 은행, 골프장, 오토바이공장, 자동차공장까지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금 라오스 2위의 재벌이란다. 일본, 중국, 북한 등에서 라오스에 무상원조를 많이 한단다. 우리 대한민국의 포스코, SK, 현대, 서부건설 등에서는 주로 댐을 건설해 준다고 한다. 따라서 라오스는 전력이 풍부하여 전기요금이 매우 저렴하며, 태국 등으로 수출까지 한단다. 라오스의 최고 수출품은 숯이다. 1달러는 라오스 돈으로 약 8천 킵이며, 이 나라엔 종이돈이 없다. 5천명의 공군이 있다지만, 전투기는 없는 나라, 해군은 바다가 아닌 메콩강에서 활동을 있다나?
중국과 인접하고 있는 나라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은 태국의 국경에 닿아있다. 이전의 수도는 루앙프라방이다. 라오스는 중국 남부지방의 라오민족이 내려와 세운 나라로 한 때는 태국의 동부를 지배할 정도로 세력을 자랑하였다. 그러나 18세기경 국력이 약해져 시암(타이왕조의 옛 이름)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란쌍 왕국의 마지막 왕인 짜오아누봉은 시암에 반기를 들고 독립운동을 하다 포로가 돼 태국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시암은 비엔티안을 짓밟고 라오스인이 신성하게 모시던 에메랄드 불상을 약탈하였다. 현재까지 라오스는 태국에 반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태국은 이 불상을 국보 1호로 지정하고 왕실사원에 모셔두고 있다고 한다. 라오스에서는 짜오아누봉을 국가의 영웅으로 추대하며 메콩강변에 동상을 세웠다.
라오스는 앙코르와트 같은 유명한 유적이 있는 나라도 아닌지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잦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조금씩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 순수한 라오스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거리 풍경에서 과거 우리가 가난하게 살았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게 되어 일종의 힐링여행 컨셉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비엔티안의 유적으로 첫 번째 탓루앙이다. 황금빛 불탑 모양을 한 탓루앙은 힌두양식의 불탑으로 13세기 크메르 침공으로 파괴되었다가 재건되었단다. 라오스의 대표적 상징물로 석가모니의 사리(가슴뼈)가 모셔져 있다. 그 곁에는 수천 년 된 보리수나무가 보인다. 일곱 가지 부처의 모습이 나무 둘레에 모셔져 있는데 각 요일을 대표한다고 한다.
불교국가 라오스에는 사원들이 정말 많다. 그 중에 유명한 곳이 호파께오와 왓 시사켓이다. 수많은 전쟁의 결과 많은 문화재가 대부분 소실되었고 그 중에도 무사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왓 시사켓이라고 한다.
다음은 소금마을이다. 아시아 국가들 중 바다가 없는 몇 나라 중 하나에 속하는 라오스지만 소금을 생산하는 마을이 있었다. 폴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땅속의 암염광산에서 직접 소금을 채굴하지만, 라오스 소금마을의 생산방식은 전혀 다르다. 이곳에서는 지하수를 퍼 올려 우리나라의 염전처럼 건조시켜 소금을 만드는 것이다. 이 마을에서는 가구별로 작업량을 할당하고, 소금을 공동으로 생산하여 지역경제를 꾸려나가는 것이다. 소금마을을 나오는 길, 동네 아이들을 만나고 사진을 찍자고 하니, 얼른 포즈를 잡아준다. 옛날 우리 동생들이 자랄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음강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유람선에 올라 강물을 바라보며 먹는 음식, 강바람이 이마의 땀을 씻어준다. 시 한 자락이라도 읊고 싶어진다. 콰이강의 다리 모습을 한 다리 밑으로 우리 배가 지나간다. 음식은 닭, 돼지고기, 새우튀김, 양배추 샐러드, 수박 등이다. 여러 척의 유람선이 오간다. 가두리양식장도 보인다. 유람선의 입구에 잉어처럼 생긴 물고기를 지느러미에 끈을 묶어 기르는 것이 재미있다. 방비엥으로 가는 길, 먼저 버스를 타고 마지막엔 트럭에 오른다. 오후 4시쯤 롱나콘호텔에 짐을 내린다.
아내와 쏭강 다리를 건너 산책을 한다. 아직 초여름의 무더운 햇살이 후끈하다. 방갈로 마을에서 사진을 찍고 일본 등을 거쳐 2개월째 자유여행 중인 청년을 만난다. 오후 5시 반쯤 일행들과 쏭강에서 롱테일이라는 2인용 긴 배를 탄다. 무게 중심이 잘 잡히지 않아 술을 자신 대구의 남자분의 배가 뒤집힌다.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산세가 구름과 뒤섞이며 나를 하늘로 붕 띄워주는 것 같았다.
저녁식사는 한식으로 삼겹살이 나왔다. 소주도 한잔 곁들였다. 식사 후 시내 산책을 하였다. 산책 중 강렬한 스콜을 경험하였다. 호텔에 거의 도착해서는 아내가 물에 미끄러지기도 하였다. 거리에서 사들고 온 망고를 맛있게 먹었다. 밤새도록 개구리소리와 비슷하게 도마뱀이 울고 있었다.
2015. 5. 21(목) 블루라군에 몸을 담그다.
아침 6시에 일어나 강변을 산책한다. 구름을 어깨에 짊어진 산세가 중국의 계림과 장가계를 옮겨다 놓은 것 같았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트럭에 올라 블루라군으로 간다. 일부 사람들은 사륜 오토바이를 닮은 버기카를 직접 운전하면서 간다. 비포장도로가 우리를 춤추게 만든다.
그곳에 도착하니, 높은 산이 앞을 가로막았다. 수로를 막아 만든 물이 유난히 푸르게 우리를 맞이했다. 이미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나무에 올라가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여 짚라인을 탔다. 쇠줄에 몸을 맡기고 밀림 위의 하늘을 난다. 두려움을 참으며 밀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중간에 두 줄을 잡고 걷기, 마지막 하강하는 코스는 군대에서 유격하는 기분이었다. 처음 경험해 보는 짜릿한 시간이었다.
점심식사는 볶음밥, 돼지고기 바비큐, 바게트빵 등으로 푸짐하였다. 음식냄새를 맡았는지 개들이 어슬렁거린다. 식사 후 스콜이 맹렬하게 뿌리며 지나간다. 나는 비를 맞으며, 캐나다 청년들과 함께 웃통을 훌렁 벗고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췄다. 잠시 아내와 블루라군에서 수영을 하였다. 가게에 들러 망고주스와 커피를 시켜 마시며 이국의 풍경을 담았다.
호텔에 들러 샤워를 하고 탐짱공원으로 향한다. 공원에서 처음 본 열대의 붉은 꽃을 주워 아내에게 준다. 아내도 내게 싱싱한 꽃을 주워 전한다. 이런 것도 사랑의 작은 부분이리라. 탐짱공원은 우리나라의 광릉수목원과 비슷한 곳으로 드라마 ‘꽃보다 청춘’을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공원 안의 잔디밭에서 파티라도 하면 좋을 것 같았다. 강 건너 노점상에는 땅콩을 줄기째로 묶어서 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개울가의 작은 동굴에는 부처님을 모시고 있고, 산의 중턱 계단 위의 동굴에는 위급한 사람들이 피신하는 은신처가 있다지만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우리들의 발길은 미처 닿지 못하였다.
노을이 출렁이는 강가에서 롱테일이 오가고, 어둠을 헤치며 아기를 업은 사람, 머리에 짐을 인 사람들이 강을 건너고 있었다. 쏭 강변에서 저녁식사를 위하여 고기 굽는 연기가 강가를 맴돈다. 음식이 놓여지고, 상 주위에는 촛불이 켜졌다. 돼지고기와 함께 바다가 없는 나라에서 미역국이 나온다. 아이들이 몇 개의 별빛 사이에서 목욕을 한다. 모닥불이 피워진다. 촛불, 매미소리, 초승달, 개밥바라기가 함께 파티를 한다. 아시아의 남쪽에서 맛보는 분위기 있는 잊기 어려운 만찬이었다.
2015. 5. 22(금) 방비엥에서 맘껏 즐기다.
오늘도 롱나콘호텔이다. 아침 일찍 아내와 쏭강 주변을 산책한다. 어제 만났던 자유여행 아가씨가 게스트하우스 창문에 서서 우리를 부른다. 그리고 그녀의 카메라 속에 우리를 집어넣는다. 오늘도 구름을 품은 산세와 함께 신선이 되어있었다.
트럭을 타고 동굴로 가는 길, 중간에 재래시장에 들른다. 라오스 사람들의 순진한 눈빛이 내 눈 속으로 들어온다. 과바, 망고, 바나나, 각종 열대과일, 채소가게가 보인다. 옷가게도 늘어서 있다. 호텔 근처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사람들이 망고 같은 과일을 열심히 산다.
코끼리동굴을 거쳐 드디어 탐남동굴이라 불리는 물동굴이다. 사람들이 가득하다. 차례를 기다려 안전조끼를 입고, 튜브에 몸을 올려놓는다. 그리고 아내를 보호하기 위하여 앞에서 줄을 붙들고 머리에는 헤드라이트를 켜고서 동굴 속으로 진입한다. 알콜에 몸을 담근 것처럼 몸이 시원하다. 동굴 속은 물의 출렁임과 사람들의 웅성거림만 가득하다. 지질시대에 바다였던 곳, 지금은 융기하여 산이 되고 지하수에 의해 동굴이 된 곳이다. 라이트에 비치는 동굴의 벽이 여러 가지 형상을 나타낸다. 종유석이 나를 쳐다본다. 중간에 수심이 얕은 곳이 나온다. 튜브를 들고 걷기도 한다. 되돌아오는 물길, 어떤 사람들은 줄에서 이탈하여 시간을 늦추며 즐기기도 한다. 나는 아내의 안전을 확인하며, 줄을 잡고 이동한다. 드디어 햇볕과 함께 출구가 보인다. 석회동굴에서의 특이한 체험이었다.
돼지고기 꼬치, 볶음밥, 상추에 양주까지 한 잔 곁들인 점심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오후엔 쏭강에서 카약체험이다. 아내와 둘이 타고 내가 노를 젓는다. 물론 뒤에서 안전요원이 보조운전과 함께 위험상황을 조절해 준다. 다시 방비엥의 산수비경 속으로 빠져든다. 계속 노를 젓다보니, 우리가 묵고 있는 롱나콘호텔 근처까지 온 것이었다. 아내도 즐거웠는지 연신 싱글벙글 카약체험이 끝날 때까지 노래를 불렀다.
저녁식사는 한국식당 ‘비원’이다. 식당에서 바라본 구름을 부르는 저녁의 강과 산수의 풍광이 동양화처럼 아름다웠다. 거기에 곁들인 식사메뉴 제육볶음이 맛이 없으면, 그게 사람이겠는가? 땀이 계곡물처럼 흐른다. 스콜이 식당의 양철지붕을 때린다. 콩볶는 소리이다. 벽에 ‘광저기와 가비니 라오스 다녀가다’를 쓰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30여살 밖에 안 되는 한국의 청년이 이곳에 와서 식당을 차린 것이다. 우리나라 젊은 자유여행객들이 여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행경비를 충당하고 있었다.
2015. 5. 23(토) 몽족을 만나고, 다시 비엔티엔을 만나다.
새벽 산책이다. 도깨비시장을 만난다. 과일, 채소를 팔지만, 그 중 개구리를 파는 모습이 내 눈을 그곳으로 끌어들인다.
아침식사 후 8시 반쯤 호텔 체크아웃. 마른과일(망고, 코코넛, 파파야, 검은 생강 등), 석청, 목청이 특산물이라는 라오스, 세계 곳곳을 다 돌고, 맨 마지막에 온다는 나라의 마지막 일정이다.
다시 비엔티엔 행이다. 오는 길에 젓갈마을에 들른다. 우리나라 청평호수의 17배쯤 되는 남능댐에 의해 만들어진 호수에서 고산지역의 몽족 남자들이 잡은 민물고기를 여자들이 젓갈을 만들거나 말리고, 훈제를 만들어 팔아 식구들의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젓갈마을을 지나 몽족 최대 시장에 들른다. 음식료, 의류, 각종 농기계, 보석류 등 없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이곳 시장은 멀리 산속에 사는 몽족들이 내려와 물건을 팔고, 생활필수품을 사가는 곳이기도 하다.
비엔티엔으로 돌아와 빠뚜사이를 본다. 미국에서 활주로를 건설하라고 보낸 2백만 톤의 시멘트로 만들었다는 라오스의 독립을 기념하는 건물이다. 프랑스의 개선문을 보고, 만든 것. 내부를 라오스 양식으로 장식하고 있으며, 비엔티엔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건물 꼭대기까지 계단을 통해 올라갔다. 등에 땀이 촉촉하다. 사방이 훤하여 라오스의 정부 건물을 비롯한 비엔티엔의 거리를 전망하였다.
2시간 동안 전신마사지를 받는다. 아내와 함께 들어가 각자 라오스 아가씨의 서비스가 정성스럽다. 끝난 후 팁을 주니, 반갑게 인사를 한다. 메콩강변의 야시장엘 간다. 강 건너는 태국 땅. 2군데의 광장에서는 에어로빅댄스가 활기차다. 라오스의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강변 백사장에는 샌드아트라고 하여 다양한 동물, 건축물의 모래조각품이 나와 아내의 발걸음을 잡아당겼다. 야시장에서는 주로 옷과 악세사리를 판매하고 있었고, 여기저기 미술품 등이 눈길을 끌었다.
저녁식사는 라오스 전통 쇼를 관람하면서 즐기는 것이었다. 찰밥, 닭튀김, 야채, 라오스식 만두가 나왔다. 무대에서 라오스의 고등학생쯤 되는 아이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물고기를 잡는 모습의 춤 등 민속무용을 하고 노래를 부르며 여흥의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밤 8시 45분 왓타이공항에서 비행기가 우리를 하늘 속으로 빨아들였다.
2015. 5. 24(일) 연천 이모님 별세소식
비행기는 베트남을 가로질러 동중국해를 거쳐 난다. 타이완의 곁을 지나 새벽 어느 덧 황해, 그리고 6시쯤 인천공항에 우리를 내려놓는다. 아침 공기가 차다. 땀을 짜내는 라오스의 한낮 공기와는 전혀 다르다.
짐을 챙기고, 공항에서 버스를 탄 아내와 나는 송추쯤에서 간신이 잠에서 깨어 내릴 수 있었다. 내 차 소렌토가 혼자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반갑게 맞이한다. 자동차는 우리 부부를 싣고, 신나게 말머리고개와 기산리 소사고개를 넘어서 우리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서 눈을 붙이려니, 백학 이모님의 전화벨소리가 들린다. 연천 이모님께서 돌아가셔 장례까지 마치셨다는 소식이다.
아내와 나는 즉시 안산의 막내동생 정기에게 연락을 하여 함께 연천 이모님 댁으로 달려가 문상을 한다. 이모님을 하늘나라로 보내신 이모부님을 안아드렸다. 미국의 일리노이 주립대학 교수인 이종동생 대성이와도 만났다. 이동 여동생들 희성이, 연숙이, 성숙이와도 슬픈 모습을 참아가며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이모님의 명복을 빌었다. 그리고 오는 길에 막내 동생과 함께 백학 이모님 댁엘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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