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밭/時調

그러니께 세상이

by 광적 2018. 3. 15.

그러니께 세상이

김춘기

 

 

 

 당진김씨 종갓집 영감

   늙은 아들

   장가 들인다네유.

 

   아 글쎄, 사십도 넘은 큰 아들 영수가 선을 봤다잖아유늘씬한 키에 윤기 나는 머릿결, 얼굴이 백합처럼 환한 연변 며느리 생각 땜에 입이 쟁반 만해진 영감.

   밖으로 나오는 심장소릴 자꾸 밀어 넣으며 사랑채부터 손봐야 쓰것다고, 조반은 드는 둥 마는 둥 경운기 탈, , , 읍내로 달려갔지유.

   그러고는 삼거리께 첫 가게 문 활짝 열고는유. 손등으로 비지땀 훔치며, 들숨날숨 엇바꿔 쉬면서 자초지종 얘기하는데유. 말소리가 하도 빨랐다가 느려터졌다가 거기에 숨소리까지 섺여 도대체 뭔 맬인지 분간이 안 되지 모예유.

무신 소리래여, 집수리 말예유? 근데 시간이 쬐꾀이 필요하다니께유우.’ ‘아니 잔치가 코앞인디, 뭐시 열흘도 더 걸린다구? 진짜루 바쁜겨, 뭐여?’

   승질 급한 영감나리, 젊은 목수에게 대들듯이 닥달하네유.‘조물주는 세상을 일주일도 채 안 돼서 맹글었다자녀. 참말로 답답한 양반아, 그렇게 느려터져서 어떻게 먹구 살려구 그러능겨.’

 

   맞지유.

 

   그러니께 세상이

   요 모냥이지유.

 

   앙 그려유?

 

 

 

당진 짐씨 장손칩 ㅎ.르방 늙은 아덜 ㅍ.ㄴ덴마씀

 

아 게메, ㅅ.십도 넘은 큰아덜 영수가 선을 봣덴마씀. 늘씬ㅎ.ㄴ 지레에 윤기 나는 머리, ㅅ.ㄹ결이 백합 ㄱ.ㅌ은 연변 메누리 생각 땀은 입이 쟁반 만ㅎ.여진 ㅎ.르방 바깟디로 나오는 심장소릴 자꼬 밀어 놓으멍 밧거리부떠 손봐사켄 일른 아척 경운기 타고 읍내로 ㄷ.ㄹ아가십주. 경ㅎ.고는 시커리쯤 쳇 전방 문 활착 열ㅇ..ㄴ예 손등으로 비지땀 딲으멍, 들숨날숨 ㄱ.ㄹ메드리멍 ㅈ.세이 ㄱ.ㄹ암신디양 말소리가 잘도 ㅃ.ㄹ랏닥 느렛딱 그기에 숨소리ㄲ.장 섞어전 도모지 무신 말산디 분간이 안뒌마씀...

무신 소리라게, 집수리 말이라? 경ㅎ.디 시간이 ㅎ.꼼 필욯.여마씀. '아니 잔치가 코앞인디, 무신거 열흘도 더 걸린덴? ㅊ.ㅁ말로 바쁜거라 뭐라?' 성질 급ㅎ.ㄴ ㅎ.르방, 젊은 목쉬신디 대여들듯 홍염신게양. ' 조물주는 시상을 일뤠도 안돼연 멩를앗덴헴셰.' ㅊ.ㅁ말로 ㄱ.ㅂㄱ.ㅂㅎ.ㄴ 어른아, 경 느렁테뒈영 어떵 먹어살젠 경헴시니.

 

맛수다게 경ㅎ.난 시상이 요 모냥이우께, 아니우꽈?

'나의 글밭 >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유리 먹자골목  (0) 2018.03.15
아셔유?  (0) 2018.03.15
국어시간  (0) 2018.03.08
슬픈 웃음  (0) 2018.01.09
알뜨르 동백꽃  (0) 2018.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