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리 먹자골목
김춘기
오늘 따라 갈빗집에 손님들이 북적이는구만유.
먹자골목에서 제일 큰 희망마트 점장, 대리, 캐셔, 청소원 아줌마, 배달원 아저씨, 어물전 배불뚝이, 정육코너 코털총각이 왁자지껄 웃음지껄 북적이며 회식날이라며 음식점 문을 연다.
그때 음성 걸걸한 갈빗집 대머리 사장, 종업원을 불러모아 하는 말. ‘오늘은 손님들에게 서비스 곱빼기입니다, 잘 좀 부탁해유. 알것지유? 접시에 달빛웃음도 가득 담구유, 양귀비 눈빛 애교는 양념으로 살짝살짝 뿌리구유. 상추 파절임 쑥갓두 푹푹 드리셔유, 무신 말인지 이해하겠지유?’
근데요 사장님! 오늘은 뭔가 특별한 날인가부지유?
실은요,
오늘 갈비에는
늙은 수퇘지가 잔뜩 들어왔지, 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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