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법이다
김석환
달이 뜨지 않는 달동네
창문마다 3등성 등불이 곱네
발목 저린 가로수
서둘러 어둠 속으로 숨네
하루치의 영수증과
거슬러 받은 동전 몇 닢
딸랑거리는 안주머니, 늘 허기진
짐승이 되어, 밤
앞에 머리를 숙이네
우주의 중심은 어디?
식탁 한가운데 오른 밥
천수답에 잡긴 하늘에서 건져 올린 달
어머니 물 항아리에서 건진 별
거울보다 더 환하게 , 아프게
눈을 찌르는 무색무취의 빛
고가도로를 과속으로 달려와, 밥
앞에 무릎을 꿇네
뜨겁게 서려오는 하얀 김
얼굴 붉어지네
밥이 무거운 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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