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밥이 법이다/김석환

by 광적 2020. 9. 19.

       밥이 법이다

                        김석환

 

달이 뜨지 않는 달동네

창문마다 3등성 등불이 곱네

발목 저린 가로수

서둘러 어둠 속으로 숨네

 

하루치의 영수증과

거슬러 받은 동전 몇 닢

딸랑거리는 안주머니, 늘 허기진

짐승이 되어,

앞에 머리를 숙이네

 

우주의 중심은 어디?

식탁 한가운데 오른 밥

천수답에 잡긴 하늘에서 건져 올린 달

어머니 물 항아리에서 건진 별

거울보다 더 환하게 , 아프게

눈을 찌르는 무색무취의 빛

 

고가도로를 과속으로 달려와,

앞에 무릎을 꿇네

뜨겁게 서려오는 하얀 김

얼굴 붉어지네

 

밥이 무거운 법이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장/이숨  (0) 2020.09.22
물의 입/마경덕  (0) 2020.09.22
아름다운 위반/이대흠  (0) 2020.09.18
똥꼬발랄 참새나무/장인수  (0) 2020.09.17
소주 반 병/장인수  (0) 2020.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