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발개발/김춘기
적송 울울창창하던 강 건너 그린벨트 봄-여름-가을-겨울 텃새들 복지센터
절개된 언저리마다 철제 빔 뿌리내렸다
곤줄박이도 날아갔다, 쇳소리 부딪친다, 골리앗 타워크레인 펄럭이는 현수막
굴착기 송곳니 자국 혈맥마다 눈물이다
꼬리 잘린 유혈목이 약국조차 못 갔다, 생태도시 구호 들고 눈먼 자본 몰려온다
구름 위 피뢰침에서 송전하는 푸른 전파
마트 곁 떡볶이 할매 게딱지 만한 손수레, 신불자 비둘기들 거리마다 노숙이다
베짱이 목을 꺾었다 반딧불이 눈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