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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파도/김춘기

by 광적 2021. 1. 12.

파도/김춘기

 

 

1.

쓰러지면 일어서고

부서지면 솟아오르고

거꾸러져 거품 되어도

결코, 헤쳐나아가는

맘 놓고 울고 싶어도 웃어야만 했던 나날

 

태평양 종단하는 갈색제비 되었다가

히말라야

극한을 넘는 줄기러기로 변신하며

하루도

잔잔할 수 없는 창파滄波로 살아오던

 

2.

저물녘 갯바위와 빈 술잔이나 부딪치고는

수평선에 기대어 온몸 관절 주무른다

 

눈시울

붉히는 바다, 미수米壽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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