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나라2/김춘기
제주도 바람은 오름에 기대어 산다.
비양도 꽃바람, 사라오름 영등바람, 사려니숲길 삼다수바람, 엉또폭포 회오리바람, 한라산 남벽 재넘이바람, 알뜨르비행장 몽생이바람. 서로 만나 손뼉 치며 얼씨구 절씨구 말춤도 추며, 삼다도 궁굴리는데. 아내 두 손 모은 바람은 뭐시 있을까? 뭐시 있을까? 우리 피붙이들 건강바람, 해녀할망 무탈바람, 친정부모님 백년해로바람, 취준생 큰아들 공무원합격바람, 시집간 딸내미 이혼않기바람, 벽창호 신랑 예수영접바람. 그러면 육지 쪽엔 무슨 바람이 또 분다냐? 그렇지 코로나 미친바람, 비트코인 몰빵바람, 강남아파트 영끌바람, 케이팝 비티에스 다이나마이트바람, 거기에다 코리아 G10선진국 진입바람까지
태풍이 왕눈을 달고 북상한다는데
뭔 바람이 그리도 많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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