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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밥 걱정/마경덕

by 광적 2021. 9. 27.

밥 걱정/마경덕

 

 

 

묵직한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면

우리 집 건너 건너 반지하방 외눈박이 할머니

주워온 폐지를 접으며

응, 이제 일나가는구먼

잘 댕겨와유

 

골목 어귀 어물전 맞은편

전봇대에 기대앉은 좌판 노인도 도라지를 까다 말고 아는 체를 한다

뭐 하러 댕기시오

공장에 일 나가는 거요?

 

단골 신발가게 아줌마도 지나가는 나에게 말을 붙인다

밥벌이는 좀 되나요?

 

24시 순댓국집에 밤일 나가는 아래층 다솜이 엄마도

내가 시인이란 걸 얼마 전에 알았다

 

시는 써서 뭐한대요

요즘 누가 그런 걸 읽어요?

 

다들 살기 어렵다고 내 밥을 걱정해 주는

착한 이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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