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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만월/배영옥

by 광적 2021. 10. 26.

만월/배영옥

 

어머니는

먼 남쪽으로 밥 지으러 가서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식은 아랫목은 다신 데워지지 않았다

식구들끼리 달라붙어

서로 몸 뒤채며

체온을 나눠 가지다가 문득,

달그락달그락 그릇 씻는 소리에

문 열고

마당 내다보니

차고 맑은 우물 속

어린 동생에게 밥 한술 떠먹이고 싶은

고봉밥그릇이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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