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문태준
논배미에서 산 그림자를 딛고 서서
꿈쩍도 않는
늙은 따오기
늙은 따오기의 몸에 깊은 생각이 머물다 지나가는 것이 보입니다
어느 날 내가 빈 못을 오도카니 바라보았듯이
쓸쓸함이 머물다 가는 모습이 저런 것일까요
산 그림자가 서서히 따오기의 발목을 흥건하게 적시는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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