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건축법/오새미
햇살이 길게 팔을 늘이고
바람이 살랑살랑 찾아오는 언저리에
튼튼하게 터 잡은 나무
깊숙이 뿌리를 내리는 공사
땅을 깊게 파
잔잔한 자갈과 모래를 섞어
철재처럼 굳건한 기둥을 세운다
바위가 가로막기도 하지만
틈을 지나가며 감싸는
유연한 공법으로 해결한다
굵은 줄기로 층층이 쌓아가며
넓고 푸른 잎사귀로 인테리어를 한다
전기공사는 벌과 나비의 일
꽃들이 눈부신 조명을 켠다
바람의 노래를 부르는 우듬지 테라스
날아가는 음표들이 햇빛에 찰랑댄다
더욱 깊어지는 초록 그늘
나무의 건축이 완성되는 날
하늘은 드넓은 정원이 되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