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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글썽/윤수하

by 광적 2024. 4. 3.

글썽/윤수하

 

 

저 언덕에 나무 한 그루

글썽거리고 서 있습니다.

나는 오래도록 그 모습을 못 잊어

한 번씩 가서 봅니다.

젖배 곯은 아이의 궁핍이

나무의 모습에 스몄습니다.

옷자락 차마 잡지 못하고 보낸 쓸쓸함도

나무의 그림자에 스몄습니다.

우주는 천천히 돌지만

못한 이야기를 다 들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