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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314

주왕산 별밭 주왕산 별밭 김춘기 하늘은 초저녁부터 붉은 양탄자 펼치고 호수는 밤새도록 대보름달을 궁글리고 그 달은 앙천대소*에 플라멩고춤 끝이 없고 산마루는 별밭에 닿으려 금강소나무 키우고 내 마음은 우듬지에 올라 별들 죄다 털어내고 산은 또 손에 손 벌려 별똥별을 받아내고 … *앙천대.. 2008. 2. 28.
추전역, 별 분양/김춘기 추전역* 별 분양/김춘기 하늘 속내 궁금하여 산 위에 오른 열차 밤하늘 은하수 바다 알몸 별들 드말간 영혼 금 긋고 한 장씩 떠서 서울로 실어 보내고 싶다 ※추전역(杻田驛): 태백선의 제천역에서 태백역 쪽으로 89㎞쯤 위치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해발고도 855m). 2008. 2. 27.
산굼부리 산굼부리 / 김춘기 가고싶다 고독에 잠긴 산굼부리에 가고싶다 굽이굽이 산길 돌아 섬억새와 손 붙들고 까맣게 속이 타버린 돌만 모여 사는 그 곳 더운 손으로 가고싶다 이마 모두 짚어 가며 가슴마다 뚫린 구멍 바람으로 채운 오름 섬 되어 떠난 사람들 기다리며 살고 있는 2008. 2. 25.
구룡포 구룡포 / 김춘기 새벽 너울 난전 펴며 교향곡 연주한다 삭풍이 날 세우고 뼛속까지 파고들어도 구룡포 과매기 눈마다 서울 사람 꿰어 있다 소프라노 갈매기 소리 샛별에 실려오면 삐삐선에 매달린 갑오징어들 탈춤판 너머 호미곶 파도를 넘는 심장소리 뜨겁다 2008.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