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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314

공룡잡기 공룡잡기 / 김춘기 밤안개 어슬렁거리는 빛의 샛강 헤쳐나가는 무표정한 *비트 물결 무릎 위로 차오른다 웃음이 휘발된 도시 파충류처럼 숨가쁘다. 야성이 눈뜨는 밤 바이러스처럼 복제되는 차디찬 저 동굴 속 몸 웅크렸던 파일무리 혜성의 긴 꼬리 타고 날아간다, 날아간다. 전파에 흔들.. 2008. 2. 24.
에리다누스강자리 에리다누스강자리/김춘기 리겔*이 시원인 강, 하늘 논에 물 대는 강 겨울 밤 배경으로 바다보다 차고 푸르다 패톤*이 마차를 타고 내달리다 빠진 저 강 고래자리 허리 감고 윗몸 세워 산도 밀며 지평선 저 아래로 숨 가쁘게 굽이치네 오리온 광채를 안고 내 맘 실어 나른는 강 리겔*: 오리온자리의 오른쪽 아래쪽에 있는 푸른색 1등성 패톤**: 아폴로 신의 아들, 아폴로 신의 마차를 타고 가다가 에리다누스강에 빠져 죽음 2008. 2. 24.
光速으로 날아간 새 光速으로 날아간 새 / 김춘기 -휴대폰 문자메시지 눈빛, 그 말없음표 손끝으로 전송하며 금속성 사연들은 교신한다, 교신한다. 날개 단 문자 메시지 미리내 향해 난다. 소리 없는 소리무리 섬광으로 번뜩이며 당신 곁 숲 속으로 불립문자不立文字 송신하면 고주파 발신음들이 감전되듯 접속한다. 물빛 푸른 이랑 속에, 노을빛 사랑 물감 풀어 빗살무늬 촘촘하게 내 마음 찍어나간다. 투명한 그대 가슴께 광속으로 헤엄쳐간다. (제9회 금호시조상 당선작) 2008. 2. 24.
여보게! 김선생 갱년기 아니오? 여보게! 김선생 갱년기 아니오? 멀리 고비사막에서 만들어진다는 먼지가 서풍을 타고 날아와 세상을 온통 칙칙하게 만들지만, 하늘을 향해 웃어대는 히아신스의 오색빛깔은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시다. 호수 주위로 쭉 뻗은 길을 연인끼리, 가족끼리 상쾌한 바람을 뚫고 자전거의 페달을.. 2008.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