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디카시50 버려진 거울/김연아 버려진 거울/김연아 나무는 버려진 거울 속으로 망명했다, 허공의 저 깊숙한 바닥에 이르기 위해. 거울 밖에서 내가 손을 내밀면 죽은 새의 유골 냄새가 났다 붉은 천둥처럼 달이 굴러내렸다 2023. 11. 12. 알집/박소영 알집/박소영 봄을 담은 수백 개의 압축파일이야 자동 파일이지, 내년까지 클릭 금지 시계를 잘 보지 않던 시절엔 닭 울음소리로 시간을 짐작해 왔다. 인寅시가 되면 첫닭 울음소리를 들었다. 어른들은 새벽 3시경 첫닭이 울면 귀신들도 활동을 멈추고 하루가 밝아오는 시간이라고 보았다. 닭은 새벽 3시면 자동으로 울고 시간은 닭이 울면 자동으로 3시가 되던 때였다. 물론 지금이야 자정에 울어대는 닭이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기온을 알고 농사를 짓기 위해 계절을 구분해 놓은 24절기는 순환한다. 자동이다. 청명, 곡우, 입하, 소만 기간, 그러니까 4월부터 5월까지 민들레가 핀다. 그것도 봄 농사를 시작할 시점부터 피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농사를 지어야 하는 기간에 피는 꽃이다. ‘봄을 담은 수백 개의 압축파일’인 .. 2023. 11. 1. 물수제비/신새롬 물수제비/신새롬 퐁당 물결이 일렁인다 아직 세 번의 기회가 남았다 위 디카시는 두원공과대학교가 시행한 2023년 제4회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두원공과대학교는 2020년 전국 대학 최초로 재학생 대상 디카시 공모전을 개최했다.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학생들의 정서적 치유와 대학 생활에 활기를 되찾기 바라는 의미에서였다. 2023년부터는 학생뿐 아니라 교직원도 디카시를 창작하고 응모하는 기회로 만들었다. 학생 부문의 디카시 대상은 신새롬 간호학과 학생이다. ‘물수제비’에서 디카시적 소재를 순간 포착한 감각의 탁월함과 호떡 구이판과 강물 사이, 사진과 문장 사이의 미적 거리가 만들어내는 텐션(tension)을 높이 샀다. 좋은 디카시는 사진과 문장이 융합하여 화학 반응을 일으키듯 새로운 .. 2023. 11. 1. 갯벌은 살아있다/황정산 갯벌은 살아있다/황정산 모든 말들은 원래 동사였다 움직이는 것들이 굳어 명사가 된다 아직 굳지 못한 기억들 동사로 남아 꿈틀댄다 ― 《한국디카시학》 2022년 하반기호. 2023. 10. 24. 이전 1 ··· 9 10 11 12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