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정휘립
봄은/정휘립 1. 멍울진철쭉꽃이다, 탁뱉은가래침이다, 싯누런금강하구까지닻줄에질질끌려갔다가, 또다시삼사오월이면거슬러오르는암초다. 2. 아빠의실종이다, 변변한유언도없이, 수십번까무러져눈이풀려도죽지를않는, 우리네배고픔이다, 핍박이다, 빈곤이다. 3. 엄마의가출이다, 버젓한정절도없이, 황사속을쏘다니다종적감춘누이들 처럼, 무덤을찾을수도없고찾지도못한죄악이다. 4. 산길에마구싸버린검붉은정액이다, 짓푸른그늘만을뜯어먹으며또한시절을난, 그렇다, 그모든부재(不在)에도나의봄은핏덩이다. 5. 줄기찬오줌발이다, 웩토해낸낮술이다, 내내늘어진채욕질매질에이골났 다가도, 또다시사오륙월이면발기하는物件이다
2008.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