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063 아내 아내/김춘기 일 만년 전 바위와 소나무 지구별에서 만나 배에 올라 어깨춤 추며 갈매기처럼 살고 있다. 만 년 후 미리내강에서 비목어* 로 다시 만. 나. 리. *비목어(比目魚): 당나라 시인 노조린의 시에 나오는 외눈박이 물고기 2008. 3. 1. (옴니버스시조)아침을 클릭하며 아침을 클릭하며/김춘기 1. 아침을 클릭하며 한 여자가 출장 간다. 새벽 별 곁들여 캡슐 한 알 이온음료에 타 마시고, 스마트폰에서 쏟아지는 시간을 잘게 썰며, 공항으로 차를 쏘는 여자. 초음속 비행기 띄워 창공을 가른다. 실리콘 유방에 일회용 브래지어 착용감이 좋다는 에스라인 몸매. 청담동에서 얼굴 견적 다시 내겠다는 미스 아시아. 카멜레온 선글라스에 다국적 언어 줄줄, 초현실파 깍쟁이. 일주일 연애한 로봇과 동거쯤은 해야겠다는 비혼주의 얼짱. 손가방엔 일급 비밀파일, 천리안렌즈, 해저 여행티켓 깊게 숨긴 유리 같은 여자. 빨간 머리 휘날리며, 은빛 오픈카로 바다 위를 질주한다. 점심은 테이크아웃 미니 버거에 블랙커피 한잔. 하오엔 휴게방에서 산소 샤워하는 신소재 인간. 홍콩 페이 비상 결재하고, 검지.. 2008. 2. 28. 연평도 연평도/김춘기 너울마다 보름달 이고 뭇별 밤새 받아내던 황금 물이랑 협주곡 참조기 떼 불러모으던 만선의 호흡 소리가 수평선 끌고 오던 너럭바위와 덤덤히 외진 포구 지켜온 늙은 물개 쉬었다 가는 언덕배기 곰솔 아래 바람벽 숭숭 뚫린 폐가 봄볕과 함께 졸고 있는 섬 가끔은 선잠 깨어 해변 어깨 토닥이며 갈매기 날개깃에 편지 한 통 들려 보내고 섬마저 파도에 실어 뭍으로 가고 싶다 2008. 2. 28. 아이오와에서의 한 여름 아이오와에서의 한 여름 -미국연수기(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외) 1996. 7. 21(일) 아침에 눈을 떴다. 막바지 장마비가 아직은 미련이 남았다는 듯, 아파트의 베란다를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다. 지난 4월 10일 교육부에서 선발하는 과학교사 해외연수 시험을 본지 석 달이 지났다. 드디어 오늘, 미국 중부의 초원의 땅 아이오와주로 향하는 날이다. 밤잠을 설치고 설렘을 가득 안고 김포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에 도착하니 동행할 연수단 일행이 보인다. 미국에서 사용할 미화와 여행자 수표로 환전하고, 전화카드를 샀다. 가족들과 손을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고 출국대로 향한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17시30분 드디어 활주로를 이륙한 KAL KE07471기가 지구의 동쪽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고도 일천 백m, 시.. 2008. 2. 28. 이전 1 ··· 752 753 754 755 756 757 758 ··· 7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