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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장엄한 꽃밭

by 광적 2008. 3. 30.

   장엄한 꽃밭 / 정수자


1
오체투지 아니면 무릎이 해지도록
한 마리 벌레로 신을 향해 가는 길
버리는 허울만큼씩 허공에 꽃이 핀다

그 뒤를 오래 걸어 무화된 바람의 발
雪山을 넘는 건 사라지는 것뿐인지
경계가 아득할수록 노을 꽃 장엄하다

2
저물 무렵 저자에도 장엄한 꽃이 핀다
집을 향해 포복하는 차들의 긴 행렬
저저이 강을 타넘는 누 떼인 양 뜨겁다

저리 힘껏 닫다 보면 경계가 꽃이건만
오래 두고 걸어도 못 닿은 집이 있어
또 하루 늪을 건넌다, 순례듯 踏靑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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